우리 곁에 어디에나 있는 수소
지구는 물론 전 우주적으로 가장 흔한 원소는 무엇일까? 바로 수소이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한 물질이다. 우주에서 수소는 단원자 상태(H)로 존재하지만 매우 가볍기 때문에 지구 대기권에는 극소량만 존재하고, 지구의 지각권에는 대부분 물 분자나 유기 화합물의 형태로 존재한다.
수소의 동위원소
그렇다면 무색무취의 수소를 가장 처음 발견한 사람은 누구일까. 1671년 로버트 보일이 쇳조각에 묽은 산을 넣으면 기체가 발생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아냈는데, 이 기체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 수수께끼였다. 이후 100년가량이 지나 헨리 캐번디시가 이 기체는 독립된 물질이며 연소할 경우 물을 생성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물질에 ‘수소’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1783년의 일이었다. 앙트완 라브와지에는 이 기체가 연소 하면서 물을 생성하기 때문에 그리스어로 ‘물’을 의미하는 ‘Hydro’와 ‘생성한다’는 의미의 ‘Genes’ 두 단어를 합성하여 ‘Hydrogen’이라는 원소명을 지었다.
수소는 어떻게 에너지가 되었나
수소에너지 연구는 꽤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1956년에 이미 액화 수소를 로켓 연료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된 것. 이 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수소연료전지를 달고 그 유명한 아폴로 우주선이 머나먼 우주로의 여행을 떠났다.
앞서 설명했듯 수소는 아주 가볍기 때문에 지각권에는 물이나 유기화합물 등의 형태로 존재한다. 여기에서 순수한 수소를 추출하는 것이 수소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다. 가장 간단하게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은 물을 전기분해하는 것이지만, 경제성이 너무 낮아 대체 전원이나 촉매를 이용하여 제조를 한다. 일반적으로는 천연가스와 수증기, 이산화탄소를 반응시켜 수소를 생산하는데, 최근에는 물을 전기분해하는 수전해 기술로도 수소를 얻을 수 있다.
추출된 수소는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해 에너지로 변환된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공기를 전극 표면에서 반응시켜 전기에너지를 얻는 장치다. 소음이 적고, 발전 과정에서 생산되는 열은 급탕이나 난방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연료가 공급되면 계속해서 전기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기 때문에 여타의 다른 발전 방식보다 간단하고 효율적이지만, 아직 수소 보관과 제어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수소에너지의 기술적인 단점을 보완하여 수소 저장에 따른 안전성이 확보되었고,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의 동력원으로 하는 수소연료전지차가 2014년 세계 최초로 출시되었다.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수소에너지가 우리 근처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수소 기체는 아주 가볍기 때문에 과거에는 비행선이나 기구를 띄우는 데 사용된 적도 있었다. 비록 가연성이 높고 점화되었을 때 폭발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헬륨으로 대체되었지만, 이제 위험성이 기술적으로 보완되었으니 앞으로 수소에너지의 활용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청정에너지로서의 수소
산업혁명 이후 석유나 석탄에너지로 인류는 많은 번영을 이루었고 발전했지만, 결국 한계에 봉착했다. 자원은 고갈되고 환경오염은 날로 심각해졌기 때문. 이제는 우리에게 새로운 에너지원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이기 때문에 고갈될 걱정이 없고, 수소를 연소시켜도 산소와 결합한 뒤 극소량의 질소와 물로 변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에 대한 걱정도 없다.
세계적으로 수소 소비량은 수백 억m3에 달하지만 물을 원료로 하여 값싸게 대량생산할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각국에서는 수소에너지 제조 기술 개발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수소는 친환경적이면서도 에너지 밀도도 높다. 질량 기준(kg) 에너지 밀도의 경우 수소는 가솔린의 3배, 리튬 이온 전지의 약 162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부피 기준의 에너지 밀도로 비교해도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기체 상태의 수소는 약 2배, 액화수소는 약 4배 많은 에너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이 때문에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비행기 역시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위한 친환경에너지 수소
최근에는 다양한 이동수단으로 수소가 활용되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라고 불리는 1인용 이동수단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1인용 모빌리티가 휠이나 킥보드, 자전거는 물론이고 초소형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수소에너지의 사용처도 점차 넓어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 비행기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비행기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편리한 교통수단이지만, 그동안 비행기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어 친환경 비행기 연구가 절실했다. 지금까지 친환경 비행기는 리튬이온전지 등 2차 전지를 동력원으로 삼은 전기비행기가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무거운 2차 전지로 중장거리 노선을 운행하거나 대용량 화물을 운송하는 것은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 그래서 수소에너지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친환경 비행기의 새로운 동력원으로도 떠오르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수소는 천연 가스의 수증기 개질 반응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수소 저장 문제와 함께 경제적인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면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수소가 친환경에너지로 상용화될 날도 머지않았다. 그렇다면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에너지 걱정과 환경 걱정은 훌훌 털어버리고 마음껏 에너지를 쓸 수 있지 않을까.